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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2003.06.30 03:56 조회 수 : 1198

아침에 집에 전화를 했습니다.
한국 시간은 밤 11시, 어머니만 계시고 아버지는 아직 안들어오셨더군요.

미국에 처음 왔을 때,
거의 매일 집에 전화를 하기도 하고, 받기도 하다가, 여기서 생활이 안정 되어가면서 2,3일에 한번, 1주일에 한번...그러다 두달 정도 지나니 1달에 한번정도 전화를 하게 되었죠. 서울에 있을 때랑 비슷하게 되어버리더군요.

작년 겨울에 동생이 시집을 감으로 집엔 부모님 두분만 계셔서, 그 이후 1주에 한번 정기적을 전화를 합니다.

곁에 있지 못해 미안한 마음과, 적적하실 것 같아 의무감 처럼 전화를 했죠. 꼭 무언가 해 드리는 것 처럼....

아침엔 왠지 쫒기듯 준비를 해서 나오고, 밤에 늦게 들어가는 전혀 예기치 못한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공부하는 여름 방학이 되어있는 상황입니다.

어제 전화를 하는 날이었는데, 시간이 안맞아 전화를 못해서, 아침에 늦장을 부리며 오늘 전화를 했죠.

어머닌..드라마 보시다가 전화를 받고, 이야기를 하십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국제 전화인 것을 잊으신듯 계속 이야기 하십니다. 30분 정도 지나서 대문 벨소리가 들립니다. 아버지 귀가입니다. 문을 열어주실려고 일어나시면서 잠깐 기다리라는 말도 잊지 않으십니다(분명 국제전화임을 잊으셨습니다...쩝).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차고에 차를 넣고 계시는 아버지를 기다리려니 시간이 꽤 흐를 것 같아 전화를 마무리했죠.

한 10여분 후 ...얼큰하게 한 잔하신 아버지가 전화를 하셨습니다. 그저 목소리라도 듣고 싶으시다는 아버지 (왠지 분위기가 약간 울적하면서 진지할 대목 같은데, 울 아버지는 이런 소리 아무렇지도 않게 하신다). 젊을 땐 그렇게 크고 강하세 보이시던 분...지금도 내게 커다란 분이 왠지 낯간지러운 듯 한 소리를 하시면 이상한데, 자주 듣다보니 이젠 익숙해 집니다.

부모님이 적적하실까봐 했던 전화...끊고 보면, 건강하게 계신 부모님이 감사하고, 그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편안해 지는 건 오히려 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운전을 하며 학교로 오는 길에,
전화를 통해 내가 오히려 위로 받고, 힘을 받았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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