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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현훈 2002.06.25 12:02 조회 수 : 1044


나는 이번 월드컵을 지켜보면서 떠오른 한가지 기억이 있다.
중학교 때 전두환 대통령이 외국 순방하고 돌아오는 길에
여의도 변에 나아가 태극기를 흔들었던 기억이다.
선생님이 나눠준 A4싸이즈 보다 조금 작은 습자지 재질의 태극기...
아마 나 정도의 세대 이상은 모두 그런 기억들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담임 선생님 인솔하에 전원이 수업 안하고 나가서 흔들었었다.
어린 나이에도 참 뭔가 부당하다는 생각을 했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더더욱 기분 씁쓸한 기억이다.

그런데 애국가와 더불어 경기장 관중석을 올라가는 대형 태극기는
그 A4 싸이즈와 대형 태극기의 크기 차이 만큼이나 나에게
다른 의미로 뜨겁게 다가왔다.

거리를 수놓은 태극기 패션은 참으로 산뜻했다.
태극기가 왜 그렇게 멋져 보였을까?
무거운 이미지, 어쩌면 그다지 떳떳할 거 없어 보였던 이미지가
디자인이 새로워진 것도 아닌데 왜 이처럼 산뜻하고
발랄한 이미지로 내게 다가오는 걸까?

원더우먼의 복장이나 파커 펜에 새겨진 미국 국기가
촌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까?

암튼 흐뭇하고 한국의 미래 이미지가 참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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