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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교회에서 지갑을 턴 형제

주현이 2002.05.30 05:32 조회 수 : 2268

어느 날, 스무 살의 한 청년이 할 말이 있다며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전도사님… 죄송합니다.”

“무슨 일인가요?”

“저… 할 말이 있어서요.”

청년은 고개를 숙인 채 말하기를 머뭇거리고 있었습니다. 쟈스민 차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었습니다.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는 왜 교회에 왔는지부터 자신이 살아온 과거를 소상히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도사님, 그런데 한 가지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그래요?”

“사실은 지난 주에 이 교회에 들렀습니다. 그때 두 명의 자매가 사무실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교회 의자 위에 있던 지갑을 털었습니다.”

“음… 그랬군요.”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서 조심스럽게 한 마디 물었습니다. “왜 돈을 훔쳤나요?”

“너무 배가 고팠습니다.”

배가 너무 고팠다는 한 마디 말로 대답은 충분했습니다. 조용히 성령님께 구했습니다.

‘이 청년이 제게 사기를 치려고 왔는지 아닌지를 깨닫게 해 주시옵소서.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성령님께서 그 영혼을 품으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정철권 집사님께서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청년은 2만원을 빌려 달라고 했습니다. 안동 지방에 살고 계시는 친엄마를 꼭 한번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정집사님이 주머니에서 3만원을 꺼냈습니다. 저는 그 돈을 봉투에 넣어 형제에게 주며 말했습니다.

“형제님, 이것은 돈이 아니랍니다. 사랑입니다.”

“고맙습니다….”

눈물을 글썽이던 청년에게 몇 가지를 제안했습니다.

“형제님, 잘 들어보세요. 다음부터는 저희 교회에 와서 물건 훔치지 마세요.” 청년은 자신의 과오에 대한 책망이 시작되는 줄 알고 몸을 움츠렸습니다. “이제부터는 저희 교회에 자연스럽게 오세요. 그리고 저기 있는 저 키보드가 꽤 값이 많이 나갑니다. 그러니 필요하면 갖다 파세요. 저것 외에는 값나가는 게 별로 없어요. 그리고 더 이상 병원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냉장고 털지 말고 저희 교회에 있는 냉장고에서 마음껏 음식을 꺼내 드세요. 제가 허락했으니 별 문제는 없을 겁니다.”

청년은 몹시 당황하는 듯 하더니 알아들었다는 듯이 밝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물론, 정 집사님과 저는 그 청년에게 멋지게 속았는지도 모릅니다. 가르쳐 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보았더니 전혀 엉뚱한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염려도 걱정도 없습니다. ‘은혜롭고 지혜롭게 속아주는 것이 복음이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다시 그 형제가 찾아온다 할지라도 이 전과 동일하게 대할 것입니다.

세상의 어떤 영혼도 주님 앞에 버림받을 사람은 없다고 확신합니다. 심지어 걸인이라 할지라도, 강도, 살인자라 할지라도 그들이 태어날 때는 소중한 어머니의 아들 딸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 예수님만 믿으면 구원받을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랑하는 백성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다만 그들을 사랑할 의무만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교회는 한 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그 어떤 영혼이 교회에 온다 할지라도 주님의 포근한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교회는 상처받은 영혼, 세상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영혼들이 변화 받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교회는 하나님을 모르거나 믿지 않는 영혼이 계속해서 몰려와 주님 앞에 굴복하는 교회입니다. 저희 교회가 그런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월간 세계인 22호>



교회에서 사랑을 훔쳐간 형제

지난 호의 ‘교회에서 지갑을 턴 형제’의 주인공이었던 청년이 토요일 오전에 교회에 나타났습니다.

“그 동안 별 일 없었니?”

“예, 집에 들어갔어요. 내일은 병원에 가려고요.”

형제는 방황 길을 청산하고 집으로 들어갔다고 했습니다. 다음날 정밀 진단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가야한다고 했습니다. 형제는 자신의 몸이 극도로 악화되었다고 했습니다. 함께 점심을 먹으며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그가 “전도사님, 부탁이 있는데요. 오늘밤, 교회에서 자고 가면 안 될까요?” 라고 하기에 교회 청년인 현철 형제가 온 후에 함께 자라고 허락한 후 먼저 교회를 나왔습니다.



토요일 오후, 사역자들이 퇴근해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김효진 전도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전도사님, 00이가 교회에서 자고 간다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현철 형제가 오기 전까지는 절대 혼자 있지 못하게 하세요.”

하지만 김효진 전도사님은 00이가 측은하게 느껴져 “날씨도 추운데 들어가 쉬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00이가 잠자는 것을 확인하고 ‘별일 있을라구’ 하는 마음으로 집으로 갔습니다.



밤 11시 정도가 되었습니다. 교회에 도착한 현철 형제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왔습니다.

“전도사님, 큰일났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00이가 교회 사무실에 들어가 김효진 전도사님의 노트북과 교회 차 열쇠를 가져갔습니다.”

그 일로 인해, 그 청년을 끔찍이나 아끼고 사랑했던 교회 가족들은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특히, 김효진 전도사님의 마음을 생각하니 답답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지난번에 찾아와 솔직히 교회에서 지갑을 털었다며 용서를 구하던 형제에게 ‘더 이상 다른 사람 물건을 훔치지 말고, 필요하면 교회에서 가져가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가장 비싼 악기가 키보드라고까지 가르쳐 주면서, 절대 임자 있는 악기나 용품은 가져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었습니다. 그런데 약속을 어기고 김전도사님의 노트북을 가져갔습니다.

그 노트북에는 사연이 있었습니다. 전도사님의 어머님이 아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눈물과 땀으로 돈을 모아 구입한 소중한 노트북이었습니다.



다음날 주일 예배 때 말씀을 전하다 문득 00이가 생각났습니다.

“사랑하는 교회 가족 여러분, 우리에게는 아주 중요한 한 가지 선택을 해야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제 밤에 있었던 노트북 사건에 관한 내용입니다. 개인적으로 김전도사님을 생각하면 무척 마음이 아픕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실망과 눈물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오늘 하나님 앞에 한 가지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00이가 노트북을 가져간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잘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를 향한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 봤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그를 노트북을 훔쳐간 도둑놈으로 부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 가족 여러분. 그에게 사랑을 선물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아니, 그가 우리 교회에서 사랑을 훔쳐갔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마지막 선택은 여러분들이 해 주십시오.”



예배를 마치고 교회 가족들은 00이가 노트북을 훔쳐갔다고 생각하지 않고, 사랑을 훔쳐갔다고 믿었습니다. 교회 가족들의 마음이 얼마나 따뜻하게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특히, 김효진 전도사님의 한 마디 말이 가슴에 남았습니다.

“어머니께는 말씀드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00이가 틀림없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전도사님의 해맑은 미소와 사랑의 고백에서 참 그리스도인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저희 교회 가족들은 오늘도 00이가 돌아오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고개 숙인 죄인의 모습이 아니라, 이미 용서 받은 가족으로 말입니다.

<월간 세계인 23호>



수갑을 차고 찾아온 청년

2001년 12월 25일 성탄감사예배를 마치고 교회 가족들이 함께 모여 차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세 분의 건장한 남자분들이 교회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여기, 목사님 안 계십니까?”

유아방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놀고 있다가 나가보니 검정 잠바를 입고 들어온 세 분이 할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사무실로 안내했습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혹시 00이를 아십니까?”

“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청년에게 무슨 일이 있습니까?”

“저희들은 구로 경찰서 강력계 형사들입니다. 00이가 수원에 있는 일곱 교회에서 돈과 물건을 훔쳤습니다. 훔친 수표를 과천 경마장에서 사용하다 저희들에게 걸려 긴급 체포했습니다.”

“그렇군요….”

“여기가 세계인 교회 맞지요?”

“예, 맞습니다.”

“이곳에서도 노트북과 자동차 열쇠를 훔쳤다고 진술했는데 맞습니까?”

형사들은 곧바로 그가 훔친 물건과 사건 경위에 대해 확인서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노트북은 얼마 짜리입니까? 다른 물건을 잃어버리진 않았습니까?”

그분들의 말을 계속 듣고 있다 잠시 대화를 중단한 후 한 마디 물었습니다.

“지금 00이는 어디 있습니까? 한번 만나볼 수 없을까요?”

“그 녀석, 교회 밖에서 대기 중에 있습니다. 전도사님이 원하시면 데리고 오겠습니다.”

형사들 중 한 명이 밖에 있는 동료에게 전화하자 곧바로 00이와 형사 한 분이 사무실로 들어왔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들어온 그는 하얀 고무신을 신고 있었습니다. 두 손은 상의 지퍼 안으로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의 손에는 차가운 수갑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의자에 앉아 있던 청년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따뜻한 차 한 잔을 그의 입가에 대며 마시게 했습니다.

“전도사님, 이 놈은 아주 나쁜 놈입니다. 상습범입니다. 그러니 이 놈이 훔친 물건에 대해 정확히 말씀해 주십시오. 이 놈이 고생 좀 해야 정신을 차릴 것입니다.” 형사 한 분이 말했습니다.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

“예, 말씀하시지요.”

“00이가 저희 교회에서는 아무 것도 훔치지 않았습니다.”

“전도사님! 이 녀석이 노트북을 훔쳤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리고 그 물건을 어디에 넘겼는지까지 자백했는데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 노트북은 00이가 훔친 게 아니고 제가 가져가도 된다고 허락한 물건입니다. 그리고 노트북 외에도 저기 있는 신디사이저까지 가져가도 된다고 허락했습니다.”

형사들은 잠시 펜을 놓고 저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잠시 후에 그분들이 한숨을 내쉬며 00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야, 이놈아! 너를 이렇게까지 믿어주셨는데 너는 고작 한 짓이 도둑질이냐?”



저는 수갑 찬 청년의 두 손을 붙들고 말했습니다. “00아, 저기 있는 악기가 2백 만원은 될 거라고 했는데 왜 저것은 안 가져갔어? 덩치도 큰 녀석이 저것도 못 들고 가?”

청년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를 바라보던 형사 한 분이 말했습니다.

“어, 이 녀석 봐라! 다른 데서는 전혀 울지 않던 녀석이 여기는 눈물을 흘리네.”

형사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제 말을 듣고만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다른 교회에서 훔친 물건에 대해서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희 교회에서는 아무 것도 훔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노트북은 선물로 준 것이라고 기록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가르쳐 주십시오.”

한참을 생각하더니 한 가지 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내일 탄원서를 써서 저희 경찰서에 제출해 주십시오. 그러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형사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진술을 마무리했습니다. 교회를 떠나며 형사 중 한 분이 넌지시 던지는 말이 있었습니다.

“이런 교회가 있다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서는 청년의 입가에 따뜻한 차를 다시 갖다대며 마시게 했습니다.

“전도사님… 죄송… 합니다.”

“00아, 전도사님은 한번도 너를 나쁜 청년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단다. 그러니 우리 교회에 다시 오도록 해.”

“예….”



다음날 아침, 구로 경찰서로 갔습니다.

“탄원서를 가지고 왔습니다.”

형사들이 자리에서 일제히 일어나 인사했습니다. “전도사님, 어서 오십시오.”

점심 식사 후에 00이를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수갑을 차고 들어온 그의 두 손을 붙잡고 다정하게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많이 힘들지? 너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많이 아프구나.”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부터 그의 삶이 빗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수감되어 있는데도 부모님들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대화하면서 한 가지 청년이 고백한 말이 있었습니다.

“전도사님, 저는 절대 집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를 버린 부모님들에게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가정으로부터 완전한 불신을 맛본 그는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사랑을 받아본 경험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면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한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그가 우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다시 세상에 나와 생활할 때 하나님의 은혜 안에 건강하게 성장하는 청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한 청년을 통해 제게도 많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그는 보이는 죄 때문에 갇힌 자 되었지만 나에게도 하나님을 속이고 살고 있는 숨은 죄가 수없이 많은 사람이다’라는 사실을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한 청년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님의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죄 가운데 행할 때에도 우리를 용서하시고 따뜻한 두 손으로 우리를 안아주신 그 사랑의 은혜 때문이었습니다. ♣

<월간 세계인 24호>

글쓴이: 수원 세계인교회 담임교역자



※ 이 글의 주인공 청년은 장기형량 선고가 충분히 가능하였으나 김영철 전도사님의 탄원서가 재판부에서 참작이 되어 3개월이라는 짧은 형을 선고받고 복역 후 출소하였습니다. 세계인교회 가족들의 사랑이 그 청년의 삶에 마침내 결실을 맺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교회 게시판에 올라온 글은데... 정말 마음이 찡하네요. 주님은 정말로 신실하신 분이신것 같아요.
나도 윗글의 전도사님같이 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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