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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안좋음;

영기 2003.06.22 07:17 조회 수 : 1544

한 학기를 정말 바쁘게 보냈습니다.

거의 하루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오늘은 교회가는 것 외에 딱히 약속이나 오늘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없어 집에 있었습니다.

갑자기 불안하더군요.

컴퓨터를 켜고.. 온라인 테트리스를 했습니다.

별로 재미가 없어서 끄고.. 아까 돌아본 인터넷 사이트를 다시 한번 꾹 꾹 눌러보고..

그러다가 한 모임에서 제주도 여행 가는 일정 짜는 걸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몇시간동안 이 일 처리를 했습니다.

(그러던 중 매 여행에서 모임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핵심 맴버 둘이 빠진다는 것을 듣고.. 여행 총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서 마음이 무겁더군요.)

일을 끝내고 나니 또 역시 뭔가 빈 듯한 느낌이;

이제 묵상을 하고(전 원래 묵상을 밤에 합니다) 자면 되는 것이었지만.. 다시 인터넷 사이트를 다시 꾹꾹 눌러보고.. TV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재미 없는 영화를 별 의미없이 한참을 시청했습니다.

왠지 우울하고 힘이 없었습니다.

묵상을 하려고 기도를 한 후 성경을 폈지만.. 몇 번 읽다가 결국에는 읽는 것으로 끝내고 말았습니다. 왠지 초초하고..안절부절못하는 마음..

뭔가 아닌데..;;

작년 12월 말 서울대를 1단계에서 탈락한 사실을 알고..  1월중 하려고 계획되어 있던 '면접대비'가 갑자기 사라져서 멍..해졌던 느낌과 비슷합니다.

당시에는 계속된 공허감으로 두달간을 매일 12시간 이상씩 컴퓨터를 하며 보냈습니다.(할 만한 게임이 없어서 결국 테트리스와 한게임 화투, 체스 등등만 했던 시간..그리고 그에 따른 엄청난 새로운 공허감과 허무함으로 계속 멍-했던 시간..)

기억을 더듬어보았습니다. 내가 옛날에는 뭐 하고 지냈지? 고등학교 2학년 이전.. 그리고 더 거슬러올라 중2이전 컴퓨터가 없던 때..

그 때는 시간이 나면 아무런 공허감 없이 다양한 책을 읽으며 쉬었던 것 같기는 한데..

문득 충전을 위해서 어떻게 쉬는 것인지 기억이 나지 않음을 깨달았습니다.

토요일날 기동이형이 <넌 어떻게 하면 쉬는거니?>라고 물었을 때.. <그냥.. 뒹굴거리면서 책읽고 하는거죠~>라고 아무 생각 없이 당연하게 대답했었는데.. 정작 그렇게 하려고 보니 왜 안되는 거지???;;;

읽을 책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자주 뒹굴거리는 누나 방에 수십권의 신앙서적이 꼽혀 있고..

하지만 손에 안잡히는군요. 왜일까요? 글쎄, 만화책이라면 계속 읽을 것도 같습니다만, 이건 별 유익이 없을 듯 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저만의 쉼'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조금 듭니다.

^^별로 상태 안좋죠?;;

아까 누나가 어디선가 꺼낸 '전도여행'안내책자를 한 번 읽어보라고 줬을 때
전 제주도 여행 일정을 짜며 '나중에 시간 나면 읽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누나가 문득 고개를 갸웃거리며
'전도여행 기간도 중요하지만, 그 준비기간이 소중한 것이다. 네가 그렇게 분주해 있다면 몇 군데씩 어딜 갔다와도 지치기만 할 수도 있다'
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뭔가 쉬고 싶은데.. 어떻게 쉬는 것인지 생각나지 않고.. 할 일과 참가해야만 할 모임과 약속들은 쌓여있고..

그러는 와중에 어느새인가 가장 중요한 하나님이 제 가운데서 비껴나 있는 것 같아 두렵기도 합니다.

글을 쓰다가 시간이 또 흘렀습니다. 이제 5시간 반 후면 다시 집을 나서야 하는군요. 오늘 또 낮 3시까지 잤었는데.;;




또 한가지 마음을 어렵게 하는 것...

뭔가 제대로 살려고 하니 자연스럽게 행동과 생각에 이런 저런 제약이 많아지는데.. 이것들이 자꾸 기쁨이 아닌 묶임으로 작용하는 것을 발견합니다.

음란에서 떠나자.. 대출 안해야겠다.. 왠만하면 숙제는 배끼지 말고 내가 해야겠다.. 술 마시지 말자 등등..

특히.. 술 문제같이, '왜 이걸 해야 하나?'라는 것에 대해 아직 스스로 만족스러운 답을 찾지 못하고, 그저 하지 말라니까 하지 않는 일은 더욱 그렇습니다.

금모의 아간에 대한 설교.. 지금은 이에 섞여 마음을 또 어렵게 합니다.


음. 그런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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