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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완죠~~히 구겨진 날!

joy 2002.09.28 20:18 조회 수 : 1557

제 평생에 이렇게 얼굴이 화끈 거린 날은 아마 오늘이 처음이 아닐까...싶습니다.
몇 차례 하늘이 노래지는 경험한 적이 있었지만, 어제는 정말 끔찍하더군요.

거의 폭파 직전까지 갔었습니다.
다행히 주의 은혜로 폭발하는 것은 면했지만,
그래도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금모 찬양인도하는 연선 형제가 사역하는 교회에 갔었습니다.
년회에서 하는 LTC에서 강의를 하기로 되어있었거든요.
묵상에 대해서....한달 정도 전에 정해져서 다이어리에 적어 놓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침 부터 썩 컨디션이 좋지가 않았습니다.
교회 사역 문제로 오전 내내 하나님과 씨름했는데,  당체 아무 말씀도 안하시잖아요.
점심을 먹고 3시까기 버텼는데도 여전히 주님은 침묵....

결국 기다리다 기다리다 더 이상 스케줄을 미룰 수 없어서 준비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강의해야 하는 군포 교회로 가기 전에 세 군데 정도 들러서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그런데, 거의 모든 순간마다 머피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었습니다.

지하철 역에 도착하면 이미 지하철은 출발하고 있고, 오래 기다리던 버스는 그냥 무정차 통과하고...
순간적으로 내린 엄청난 폭우에 교통은 엄청 막히고, 뭘 사기 위해 문방구나 가게에 가려고 하면 문은 다 닫혔고...

내 생각과 계획대로 따라 주는 것이 정말 아~~무 것도 없는 암담한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지막 볼일을 마치고 화곡역에서 군포교회로 출발한 시각은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8시 강의로 알고 있었기에 빠듯하지만 도착할 수 있겠다....싶었죠.
그런데, 역시 계속되는 머피의 법칙, 세번 지하철을 떨구고,
발을 동동 구르며 속절없이 기다린 시간만 25분,

결국 군포교회에 도착한 시간은 8시 23분.....
강사가 지각하는 시간을 긴 예배로 떼우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을 연선 형제,
화가 이만~큼 나 있을 목사님,  그리고 여러 사람의 귀중한 시간을 도둑질 것을 생각하니,
그 교회로 가는 1시간이 몇년 처럼 느껴지더군요.

도착해서 1시간 동안 강의를 했는데, 땀을 철철 흘리며 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그래도 연선 형제도 목사님도 그냥 웃어주셔서 감사했지만, 얼마나 몸둘 바를 모르겠던지...

어디 강의 하러 가면서 늦어 본 적은 정말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저 혼자 망신 당한 거면 그래도 괜찮은데, YWAM 간사라는 이름에 먹칠을 한 것 같아서 무지 무지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하루를 이렇게 엉망으로 보내면서, 다시금 하나님의 은혜가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절절하게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이런 저의 모습을 용납해주신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은혜인지....

또 시간에 대해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싸워가야 할 것을 다시 결단하게 되는 한 날이었습니다.

여러분, 이런 저의 모습도 용납해 주실 수 있나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정말 "용납의 대마왕"이십니다. ㅅㅅ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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